기획전시


 

① 여전한 사각지대, 가정폭력피해 정당방위 사건

 

가정폭력 피해여성 정당방위 지원

가정폭력 피해여성 정당방위 지원

아내에 대한 폭력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1990년대, 가정폭력방지법 제정의 도화선이 되었던 정당방위 사건들은 가정폭력방지법을 제정한 지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지원한 2012년 정숙현(가명) 사건, 2013년 윤필정(가명) 사건, 2014년 정희정(가명) 사건 등은 끝내 정당방위를 인정받지 못 했다. 2014년 11월 안산에서 발생한 암매장 사건 등 남편에 의해 목숨을 잃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여전히 우리의 가슴을 무겁게 하고 있다. 따라서 아내폭력추방운동은 언제나 다시, 또 다른 시작이다.
 
가정보호가 아닌 인권보장을 위한 법, 가해자가 제대로 처벌받을 수 있는 법을 작동시키기 위한 가정폭력방지법 개정뿐만 아니라 아내폭력이 성별 권력체계에서 발생하는 여성에 대한 폭력(gender violence)임을 끊임없이 드러내는 것은 우리가 절대 놓쳐선 안 될 운동과제이다. 이는 여성과 만나는 전국의 제도화된 상담소와 보호시설에도 요구된다. 아내폭력 피해 여성들이 단지 복지서비스 대상자가 아니라 성별 권력구조를 문제화하고 변화시켜 나갈 수 있는 생존자이기 위해, 아내폭력 문제는 곧 여성인권의 문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② 사법처리과정에서의 인권침해 - 가사조사관 및 조정위원에 의한 사례

  사례 1.

내담자는 처음부터 가해자 남편과 분리되어 가사조사를 받기 위해 가사조사관에게 전화, 직접방문, 변호사를 통해 대면했을 때의 어려움을 호소함. 1차 면접조사는 분리되어 받았으나 2차 조사부터는 남편과 대면하여 같이 받게 됨. 조사를 받으면서 가사조사관은 “지금까지 참고 살았는데 남편이 장애(청각장애-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음)가 있는데 그냥 참고 살 면 안 되겠냐?는 말 외에도 “칼로 위협을 받아 죽을 뻔 했다”는 내담자 말에 “죽지 않지 않았냐?”고 함. 내담자가 그 말을 듣고 “그럼 내가 죽었어야 했냐?”라고 대꾸하니 아무 말도 못했다고 함.

 

  사례 2.

남편의 가정폭력, 폭언과 협박, 외도, 술과 주사를 참고 살아온 지 34년, 판사가 남편에게 “이혼사유가 된다.”고 하면서도 부부상담을 10번 하라고 함.가사조사관 앞에서 남편이 울면서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과거에 같이 다녔던 사진을 가져와 보여주었더니, 가사조사관은 “좋게 지내기도 하셨네요. 다시 생각해보세요. 잘 살아보지 그래요.” 라고 말함. 

 

  사례 3. 

남편이 목을 조르고 저번에 경찰서에 갔을 때 때리지도 못하고 경찰에 끌려갔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때리겠다고 하였다. 침대도 부서졌고 머리채를 잡아당기며 때림. 내담자도 필사적으로 저항함. 차에 끌고 가 잘못한 것을 얘기해 보라며 원하는 대답이 안 나오면 계속 폭력을 가함. 10시부터 새벽4시까지 폭력이 있었음. 해당 사건에 대해 가사조사관은 내담자에게 자존감이 너무 낮고 '레스큐 증후군'이 있는 것이 아니냐고 함.(누군가를 구해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남편과 결혼한 것이 아니냐는 뜻.) 또한 아이들이 접근금지 연장을 위해 탄원서도 썼는데 아이들을 이혼에 이용한다는 비난을 받음. 자녀가 쓴 탄원서에 대해 ‘아이가 이렇게 글을 쓸 수는 없다’며 내담자가 지시했다 주장함. 가사조사관은 왜 맞으면서도 이혼하지 않고 계속 살았느냐며 피해자를 비난하고, 가해자가 접근금지 중이었음에도 자녀와 만나도록 조치함.

 

③ #경찰이라니_가해자인줄

 

2016 #경찰이라니_가해자인줄 해시태그 사례집 [자료집]

#경찰이라니_가해자인줄 해시태그 사례집

가정폭력 가해자가 피해자를 좇는 일은 으레 일어나는 일이다. 2017년 11월 2일 저녁 8시 무렵, 한국여성의전화 부설 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쉼터)에도 가해자가 침입했다. 그러나 112와 지구대 신고 후, 소위 ‘전문적’이라고 하는 여성청소년 수사팀이 도착하면서 문제는 또 다른 국면을 맞게 되었다. 경찰들은 가해자를 격리하기는커녕, 활동가들이 피해자를 모두 피신시킬 때까지 세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가해자의 입장을 대변하고, 활동가들을 비난하는 일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한국여성의전화는 2017년 11월 10일 “#경찰이라니_가해자인줄” 이라는 해시태그 캠페인을 시작했다. 삼일 만에 20만 건이 넘는 트윗 언급이 있었다. 대부분은 가정폭력, 성폭력, 데이트폭력, 스토킹 등의 범죄를 신고한 후 겪은 경찰의 잘못된 대응, 즉 ‘경찰에 의한 2차 피해’에 대한 증언이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2017년 11월 10일부터 13일까지 해시태그 캠페인에 참여한 글 중, 작성자와 연락이 닿아 게재 허락을 받은 것들을 112라는 숫자에 맞춰 사례를 간추린 사례집을 발간하였다. 
 
또한 2017년 11.25-12.10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을 맞아 가정폭력 형사사법시스템 개혁의 대표적인 사례인 미국의 ‘둘루스 모델’ 현장연구 보고회, 사법기관의 가정폭력 대응 전면쇄신을 촉구하는 토론회를 진행하는 등 가정폭력에 대한 경찰대응의 확실한 변화를 위한 정책방안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