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전시
쉼터를 퇴소한 이후 이 여성들은 어디로 가게 될까?
한국여성의전화 쉼터는 아내폭력이 ‘집안일’이 아닌 명백한 ‘사회적 범죄’라는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동시에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을 자립할 수 없게 하는 사회적 구조가 이들을 다시 폭력의 굴레로 돌려놓는다는 한계를 확인하기도 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1994년 쉼터 7주년을 맞아 쉼터 내담자들과 좌담을 진행했다.좌담 내용을 보면 쉼터 통계를 통해 여성의전화 활동가들이 했던 것과 같은 고민이 드러난다. 쉼터 내담자들은 어려운 상황에서 유일한 피난처가 되어준 쉼터의 존재에 고마움을 표하면서도, 쉼터 퇴소 후를 대비한 직업교육이나 취업 알선 과정 등이 부족한데에 대한 아쉬움을 느낀다 하였다.
이는 대부분의 내담자들이 갑작스러운 환경변화와 가해자와의 이혼 후 경제적 기반이 미흡한 상태에서 생계를 꾸려나갈 수 밖에 없는 등의 이유로 쉼터 퇴소 이후 자립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쉼터, 그 이후의 삶
1997년 한국여성의전화 쉼터 10주년 기념 출판기념회와 심포지움이 개최된 이후, 가정폭력 피해 여성에 대한 자립과 지원 및 쉼터 운영에 대한 논의는 점차 확대된다. 가정폭력 피해 지원 시스템의 문제와 과제, 대안적 쉼터 모색에 대한 토론회를 진행하는 등, 꾸준히 쉼터의 미래에 대해 연구하고 토의하는 장을 열어온 한국여성의전화는 2007년 '쉼터 이후의 삶'에 대한 고민을 본격적으로 사회에 제시한다. 같은해 한국, 호주, 일본의 관계자들이 참가한 쉼터 20주년 국제심포지움에서는 가정폭력피해여성의 자립, 자활을 위한 더 나은 대안책을 모색하고자 했다. [쉼터 그 이후의 삶 - 자료집 바로가기]
쉼터 20주년, 그 후. 제8회 여성인권영화제 '질주' 쉼터 전시
쉼터, 너머의 삶
1987년 시작하여 2017년까지 30년간 한국여성의전화 쉼터에서 하루 평균 8명 이상, 연간 3,000명 이상, 그리고 30년 동안 91,000명 이상의 가정폭력 생존자들과 함께했다. 쉼터는 아내폭력이 ‘집안일’이 아닌 명백한 ‘사회적 범죄’라는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동시에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을 자립할 수 없게 하는 사회적 구조가 이들을 다시 폭력의 굴레로 돌려놓는다는 한계를 확인하기도 했다.
이에 한국여성의전화 쉼터는 2017년 30주년을 맞아 쉼터가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의 긴급 피난처로서의 ‘보호’ 역할을 넘어, 쉼터 이후의 삶을 지원하는 ‘자립’ 으로의 전환을 위한 새로운 도전들을 하고자 <가정폭력 피해 생존자 수기집 출판 및 출판기념 집담회 전국순회>, <가정폭력 생존자들과 함께 하는 쉼터 30주년 기념 ‘응원의 밤>, <‘보호’를 넘어 ‘자립’으로의 쉼터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 등 다양한 행사들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