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제 : 데이트폭력 추방운동

기술 : 성폭력 발생에 있어서 대부분의 피해는 아는 사람에 의해 발생하며 그중에서도 피・가해자 관계에서 데이트 관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한국여성의전화는 2001년 성폭력 상담사례 분석집을 발간하는 과정에서 이 사실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 데이트 상대로부터 성폭력뿐 아니라 폭언과 욕설, 정신적 괴롭힘, 성관계 사실 폭로와 데이트 비용을 빌미로 한 강요, 협박, 성적・신체적 침해를 겪는 피해사례가 있었다. ‘데이트 성폭력’이라는 용어는 성폭력이 데이트 관계 내에서도 발생한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데는 유용하나 데이트 관계 내의 폭력을 성적인 피해로만 한정해 버릴 수 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2000년부터 데이트 폭력에 집중해왔고, 데이트 폭력의 이슈화를 위해 2006년부터 이를 ‘데이트 폭력’으로 명명하고, 꾸준히 예방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여성의전화가 ‘데이트 폭력’을 명명하고 주목한 것은 데이트 폭력 피해자들이 겪는 어려움에 문제의식을 가졌기 때문이다. 데이트 폭력 피해자들은 첫째로 데이트 상대자로부터 성적인 폭력 외에도 다양한 폭력-감시・통제・폭언・갈취・협박・폭행・상해・감금・납치・살인미수 등-피해를 겪고 있었고, 두 번째로 상담소나 제도적 지원체계 안에서는 성폭력 피해자나 가정폭력 피해자를 중심으로 한 상담과 의료적, 법적 지원만 가능하기 때문에 법률에서 명시한 피해의 유형이나 관계가 아닐 경우 적절한 상담, 의료, 법률 등의 지원을 받지 못 했다. 또 데이트 관계 내의 폭력 문제가 가부장제 사회의 성별 권력관계에서 발생하는 여성에 대한 폭력(gender violence)으로 인식되지 못하고 지극히 사적인 문제로 치부되는 문제가 있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데이트 폭력 실태 조사 및 예방을 위해 2003년 청소년 이성 간 폭력 실태를 조사했고, 2006년 데이트 폭력 예방을 위한 캠페인 ‘즐거운 데이트를 원하세요?’ 브로슈어를 만들어 서울, 경기 지역의 대학과 상담소에 배포했다. 2007년에는 데이트폭력근절캠페인의 일환으로 4종의 포스터와 엽서를 서울지역 고등학교와 대학교, 전국 상담소와 시민단체에 배포했다. 또 ‘안녕데이트공작소(sogoodbye.org)’를 통해 데이트 폭력 상담 및 대처법 등의 정보를 제공했다.

2008년에는 데이트 폭력 실태조사를 위한 인식을 조사하고, 상담에 나타난 데이트 폭력의 경향성을 분석했고, 2009년에는 일본의 데이트 폭력에 대한 자료를 번역하여 발간하고 서울지역 11개 대학 800여 명을 대상으로 <데이트폭력경험실태조사>를 진행했다. 더불어 아시아 3개국 데이트 폭력 설문조사 결과 발표 및 토론회 등을 통해 데이트 폭력의 실태를 조사하고 알리기 위한 활동을 펼쳤다. 또 데이트 폭력 예방을 위한 대중강좌 “사랑에도 공부가 필요하다”를 7강으로 기획하여 진행한 것을 시작으로 매해 다양한 형태의 데이트 강좌를 기획, 대중강좌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2011년은 “데이트UP데이트” 어플리케이션을 개발, 배포하여 건강하고 평등한 데이트를 통해 데이트 폭력을 예방하고자 했다. 어플리케이션은 연애에 대한 나의 생각, 연애관계(호칭, 대화법, 스킨십, 데이트 비용), 데이트 폭력 발생 시 대처요령 등 유익한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어플리케이션 개발 및 보급과 함께 점차 데이트 폭력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가 높아졌고, 자신의 상황을 데이트 폭력으로 인식하고 상담하는 사례가 증가했으며, 데이트 관계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을 데이트 폭력으로 보도하는 언론의 사례가 늘면서 데이트 폭력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대학교 등에서도 데이트 폭력 예방을 위한 강좌 및 캠페인 요청이 증가했다.

2013년에는 “우리 사랑일까: 연애人을 위한 리얼 토크” 소책자를 제작 배포하여 연애 문화 전반에 깔려있는 사랑과 폭력의 경계를 명확히 하고자 했다. 또 스토킹범죄처벌법 제정을 위해 팀을 구성하고 법안 구성과 국회 통과를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2014, 2015년에는 실용연애강좌와 더불어 데이트공작단을 구성해, 다양한 연애담론을 확산하고자 연애매거진 愛:say를 발행하고, 토크콘서트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잇따라 발생하는 데이트 폭력 사건에도 불구하고 데이트 폭력에 대한 관련 기관의 인식 부재를 해결하고, 지원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한국여성의전화는 교육, 캠페인 등의 방식 외에도 토론회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