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국시그네틱스 여성조합원들에 대한 해고 철회 요구 성명서


표제 : 2002 한국시그네틱스 여성조합원들에 대한 해고 철회 요구 성명서


주제 : 여성폭력추방운동 ; 기타추방운동


기술 : 영풍그룹과 정부는 한국시그네틱스 여성조합원들에 대한 해고 통보를 즉각 철회하고 구사대 폭력과 어린이집 강제철거에 대해 공식사과하고 보상하라!!

반도체 조립회사 시그네틱스를 인수한 영풍그룹은 노조파괴를 위해 피땀흘려 고통분담해서 부도위기 회사를 살려낸 여성조합원들을 구속시키고, 해고시켰으며 급기야 철거깡패를 시켜 어린이집까지 처참하게 부숴놓았다.

시그네틱스 어린이집은 3교대 근무를 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노동자들의 염원으로 96년에 설립되어 노동조합에서 모범적으로 운영해왔다. 회사는 엄마노동자들을 내쫓기 위해 지난 날 5일 새벽, 철거깡패를 난입시켜 어린이집을 불법파괴하는 행동을 저지른 것이다.

우리는 현재의 한국시그네틱스 사태가 영풍그룹이 한국시그네틱스를 인수하면서 기왕의 단체협약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안산으로의 이전을 강행함으로써 발생했다는 점을 확인한다. 한국시그네틱스 노동조합은 IMF 이후 98년, 거평그룹 계열사 시절 회사가 워크아웃에 들어가자 30년간 일해온 서울 염창동 공장 부지를 팔아서 회사 빚을 갚고, 파주공장으로 이전과 상여금 반납, 퇴직금 누진제 등의 고통분담에 합의한 바 있다. 길게는 30년에서부터 평균 8년이라는 근속기간 동안 회사에 대한 애정과 기술숙련을 키워온 조합원들의 피땀 어린 노력은 회사를 위기에서 구했지만 2000년 한국시그네틱스를 인수한 영풍그룹이 이러한 노동조합과의 합의를 무시하고, 조합원의 70%에 이르는 기혼 여성노동자들의 고용안정에 대한 열망을 완전히 외면하였다.

사업장 이전을 포함한 배치전환시 노동조합과 합의하도록 되어 있는 단체협약을 어기고, 노사가 합의한 파주로의 이전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파주가 아닌 안산으로 서울공장의 이전을 강행한 것은 기혼여성노동자 대부분의 출퇴근을 어렵게 하여 노동조합을 무력화하고 장기근속한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모성보호비용 부담을 회피하고자 하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 이는 실질적인 고용보장인, 파주로의 이전을 위한 8개월간의 이들의 끈질긴 투쟁에 대한 회사측의 대응이 용역경비를 동원한 농성장 강제진입 및 폭행, 91명의 조합원에 대한 재산 가압류, 직장내 탁아소 강제 철거, 그리고 쟁의참가 여성노동자 전원에 대한 해고통보라는 직접 간접의 모든 가능한 폭력적인 방식을 다 동원하고 있다는 데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회사는 정리해고를 위한 근로기준법상의 기본적인 해고회피노력 의무조차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국시그네틱스 여성노동자들이 안산으로의 서울공장 이전을 반대하고 파주공장으로의 이전을 주장하는 것은, 파주공장으로의 이전이 99년에 이미 노사가 합의한 바 있을 뿐 아니라 파주로의 이전만이 고용보장이 되기 때문이라는 이들의 주장에 십분 공감한다. 생활근거지가 대부분 염창동 서울공장 근처이고, 직장탁아시설에 아이를 맡겨야 하며, 밤 10시나 새벽 6시에 교대하는 근로조건 하에서 가사일을 책임져야 하는 여성노동자들에게 출퇴근 시간만 하루 3시간 이상이 걸리는 안산공장으로의 이전은 사실상 정리해고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는 경영전권에 대한 간섭여부를 떠나 여성노동자의 생존권에 대한 최소한의 요구이다.

우리는 한국시그네틱스가 파주공장으로의 이전을 주장하는 노동조합의 요구를 묵살하고 파주공장 노동자의 대부분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함으로써 한국 여성노동자의 지위를 더욱 약화시키는데 일조하고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회사가 결사적으로 출퇴근이 가능한 파주공장으로의 이전을 거부하는 것은 장기근속한 정규직 노동자의 해고를 유도하고 비정규직 채용을 확대하여 인건비를 절약하고 모성보호비용을 없애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는 의혹을 떨칠 수 없다.

현재,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240여일째 투쟁하고 있던 한국시네틱스 노동자 109명 중 101명의 여성노동자 모두가 회사로부터 해고 통지를 받고 생존의 벼랑 끝에 서 있는 현실에 처해 있다.

우리는 여성노동자의 70%이상이 시간제, 임시직, 계약직, 파견직 등 비정규직으로 이들의 열악한 근로조건이 우리나라 전체의 노동문제가 되고 있는 이때, 오랫동안 자신들의 피땀으로 일궈온 직장과 노동조합을 지키고자 하는 한국시그네틱스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이 한국 여성노동자의 역사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점을 확인하며 다음과 같이 영풍그룹과 정부에 촉구한다.

1. 영풍그룹은 한국시그네틱스 여성조합원들에 대한 해고 통보를 즉각 철회하라!

1. 영풍그룹은 한국시그네틱스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약을 준수하고 파주공장으로의 이전 약속을 준수하라!

1. 영풍그룹은 여성노동자에 대한 구사대 폭력과 어린이집 강제철거에 대해서 공식사과하고 보상하라!

1. 정부는 기업의 경영권 뿐만 아니라 여성노동자의 고용의 계속과 생존권을 중시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보호하도록 노력하라!


생산자 : 한국여성의전화연합


발행처/출판사 : 서울여성의전화, 서울강서양천여성의전화, 광주여성의전화, 대구여성의전화, 부산여성의전화, 울산여성의전화, 인천여성의전화, 강화여성의전화, 강릉여성의전화, 광명여성의전화, 성남여성의전화, 수원여성의전화, 시흥여성의전화, 안양여성의전화, 김해여성의전화, 창원여성의전화, 군산여성의전화, 영광여성의전화, 익산여성의전화, 전주여성의전화, 천안여성의전화, 청주여성의전화, 부천여성의전화, 진해여성의전화, 김포여성의전화, 목포여성의전화


날짜 : 2002-3-29


파일형식 : [성명서]


유형 : 문서


컬렉션 : 성명서/의견서/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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