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손배가압류·노동탄압 분쇄,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여성 성명서[연대성명서]


표제 : 2003손배가압류·노동탄압 분쇄,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여성 성명서[연대성명서]


주제 : 경제세력화운동 ; 기타경제운동


기술 : 노무현 정부는 노동자의 생명을 옥죄이는 손배가압류를 금지하고 비정규노동자 보호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

'더이상 죽지도 말고, 더 이상 죽이지도 말라'라는 절규가 이 땅을 뒤덮고 있다. 이 절규는 비인간적인 노동조건과 탄압 속에서 자신의 몸을 불사를 수밖에 없었던 70년대 전태일 열사가 아니라, 21세기 참여정부 하에서도 죽음으로 항거할 수밖에 없는 이 땅 노동자들의 절규이다. 왜 이 땅의 노동자들은 죽음으로 항거할 수밖에 없는가!

생존을 위해 투쟁할 수밖에 없는 힘없는 노동자에게 수십 억 원의 손배 가압류 딱지를 붙여 노동자 가족의 숨통까지 가압류하는 나라, 비정규 노동자 보호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정부가 앞다투어 비정규노동자를 고용하고, 손배가압류를 남발하는 나라! 이것이 과연 선진적 노사관계를 정착시키겠다는 참여 정부의 모습이란 말인가! 정부가 추구하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정작 노동자를 착취해도 좋은 나라, 기업의 이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나라에 다름아니다.

전체 여성노동자의 70% 이상에 이르는 비정규여성노동자들은, 아무리 소리쳐도 대답 없는 정부에게, 합법적인 노조활동조차 폭력과 손배 가압류로 억압하는 기업인들에게 마지막 남은 목숨으로 항거할 수밖에 없는 한맺힌 노동자들의 설움을 뼈져리게 공감한다.

생명을 존중하는 여성들은 더 이상 노동자들의 목숨이 희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리고 정부가 그토록 주장하는 '합리적이고 선진화된 노사관계'가 마련되도록 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정부와 국회는 회사측이 가압류, 손해배상 소송을 활용하지 못하도록 속히 노조활동에 대한 회사의 가압류, 손해배상을 금지시키고, 공공기관의 손배가압류를 즉각 취하하라!

기업의 손해배상 가압류 규모는 2003년 10월 현재 45개 사업장 1천336억원에 이르며, 정부도 공공기관인 철도파업에 대해 75억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등 기업 못지 않은 노동탄압적 행동을 남발하고 있다. 진정한 노사관계의 안정과 발전은 노조와 노동자의 기본적 인권을 인정하는데서 시작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진적인 노사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정부가 앞장서서 노동자들에게 손배가압류 소송을 제기하고, 기업의 노동탄압적인 손배가압류를 묵인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공공기관의 손배가압류를 즉각 취하하고, 절망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위해 기업의 손배가압류 소송을 금지해야 한다. 만일, 살인적인 기업의 손배 가압류 조치를 금지하지 않는다면 노사협력은 물론 노동자들의 자살과 같은 극단적 항거를 막지 못할 것이다.

둘째, 정부와 국회는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비정규노동자들의 권리 보장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고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라!

현재, 노동부가 마련하고 있는 비정규직 보호방안은 파견대상을 확대하여 비정규직을 오히려 확대하고 처벌규정이 약하여 비정규직 차별을 규제할 수 있는 법적 효력이 미미하다. 도대체 전체 노동자의 절반, 여성노동자의 70%가 넘는 노동자가 비정규직인 나라, 정규직과 동일한 일을 하면서도 임금과 고용조건에서 이와같이 극단적인 차별을 받는 나라가 또 어디 있단 말인가! 더군다나 비정규직을 보호해야 할 정부는 앞장서서 공공기관의 비정규직화를 선도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없애라고 절규하며 분신자살한 이용석씨는 다름 아닌 정부 노동정책을 총괄하는 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이 고용한 비정규직 노동자다. 만일, 정부가 진정으로 비정규직 보호를 강화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먼저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화하고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하라! 그리고 비정규노동자보호를 위한 실질적 방안을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와의 대화를 통해 마련하라!

우리 여성들은 지금이라도 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기를 간절히 원한다. 자신의 소중한 생명을 던져서밖에 노동탄압의 부당함을 알릴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의 몸부림에 노무현 정부가 숙연한 자세로 응답하기를 기대한다.


생산자 : 한국여성단체연합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한국여성민우회한국여성의전화연합한국보육교사회전국여성노동조합


날짜 : 2003-11-7


파일형식 : [연대성명서]


유형 : 문서


컬렉션 : 성명서/의견서/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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