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서울시는 성상품화와 외모주의를 조장하는 왕비간택의식 재현행사를 즉각 중단하라! [연대성명서]


표제 : 2004서울시는 성상품화와 외모주의를 조장하는 왕비간택의식 재현행사를 즉각 중단하라! [연대성명서]


주제 : 문화운동 ; 기타문화


기술 : 서울시는 ??운현궁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며, 시민들에게 우리의 전통 궁중문화를 보여주기 위하여 4월 3일 왕비 간택의식 재현행사를 개최??한다고 한다. 그러나 ??4월의 왕비??를 찾는다는 당 행사의 취지와 진행내용을 살펴볼 때, 본 단체들은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첫째, 왕비간택 행사는 성상품화와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비판을 역류하는 시대착오적 행사이다.

왕비간택행사는 만 15세에서 17세까지의 여자청소년 중 서류전형을 통과한 27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기본예절(걸음걸이, 절하는 법 등) 등을 심사하여 5명을 선발하는 초간택, 초간택에서 선발된 5명의 참가자 중 식사예절(음식 먹는 법, 차 마시는 법 등)을 심사하여 3명을 선발하는 재간택, 재간택에서 선발된 3명의 참가자 중 최종심사로 왕비 후보 1명을 선발하는 삼간택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그러나 키와 몸무게 외에는 별다른 기재사항이 없는 신청서, 학교(기관)장의 추천서, 사진을 반드시 첨부하여야 하는 자기소개서가 지원서류의 전부인 것을 감안할 때, 왕비간택행사의 서류전형 통과기준은 외모가 절대적임을 알 수 있다.

얼짱, 몸짱 등 외모지상주의가 판치는 마당에 이러한 심사기준이 ?뜻 깊은? 전통문화행사재현과 무슨 상관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오히려, 이는 전통문화행사의 재현이라는 미명하에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비판적 성찰 없이, 그에 편승하려는 한심하기 이를 데 없는 태도이다.
또한 당시 명성황후의 나이가 16세였다는 점을 들어, 지원 대상을 만 15세에서 17세까지의 여자청소년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이 역시 전통문화 재현이라는 이름으로 10대 여자청소년까지 외모로 재단하고, 상품화하여 행사 홍보수단으로만 활용하려는 발상에 불과한 것이다. 이는 미인대회의 또 다른 변종에 지나지 않는다.

둘째, 왕비간택 행사는 성별 고정관념을 강화?유포시키는 행사이다.

아직도 일부 여학교에서는 예절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여학생들에게 현모양처?순결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여성계와 교육계는 성별 고정관념과, 부정적인 여성성을 강화한다는 이유로 지속적인 비판을 해왔다.

왕비간택은 걸음걸이, 절하는 법, 음식 먹는 법, 차 마시는 법 등을 기준으로 한다고 한다. 조선시대 국모의 역할을 하는 왕비가 단순히 외모와 밥 먹는 법 등으로 뽑혔을 리도 만무하지만,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21세기에 그것을 기준으로 왕비를 선발한다는, 그리고 선발할 수 있다는 생각은 순진함을 넘어, 성 고정관념을 강화하고 유포하는 행동에 불과하다.

이에 본 단체들은 전통문화재현이라는 미명하에 개최되는 또 다른 미인대회-?왕비간택의식재현행사?-의 개최에 개탄을 금치 못하며 다음과 같이 밝히는 바이다.

1. 서울시는 성상품화와 외모주의를 조장하는 왕비간택의식재현행사를 즉각 중단하라!
1. 서울시는 미인대회 폐지라는 시대적 요구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라!


생산자 : 서울여성의전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서울지부,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연합


날짜 : 2004-3-23


파일형식 : [연대성명서]


유형 : 문서


컬렉션 : 성명서/의견서/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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