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강릉사건의 A양을 불구속 수사하고 가정폭력에 대한 정당방위를 인정하라![성명서]


표제 : 2005강릉사건의 A양을 불구속 수사하고 가정폭력에 대한 정당방위를 인정하라![성명서]


주제 : 인권지원활동 ; 가정폭력 피해여성 정당방위 지원


기술 : 지난 4월 15일 술에 취한 채 폭력을 휘두르던 아버지를 치사하여 존속살인으로 구속된 강릉 사건은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드러낸 전형적인 사건이다.

가정폭력 피해자인 A양이 14년간 살아오면서 당해야 했던 폭력은 상상을 초월한 것이었다. 당연히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었지만 경찰의 출동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혼자서 폭력을 감내하며 살아야 했던 A양은 이 사회에서 아무도 자신을 도와 줄 수 없음을 절감해야 했다. 가정폭력의 심각성이 사회에 제기되어 가정폭력방지법이 시행된 지 7년이 되었으나 가정폭력은 줄어들지 않고 가정폭력 사건을 처리하는 경찰, 검찰은 가정의 보호에 역점을 두고 있어 가정폭력 피해자의 안전과 인권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여성의전화는 가정폭력으로 인해 최소한의 인간존엄성조차 상실한 피해자가 가해자를 죽이는 사건이 발생할 때 마다 정당방위를 주장해왔다. 그러나 지속적인 가정폭력으로 피해자를 죽게 만든 가해자는 항상 상해치사를 적용해 오면서 피해자가 가해자를 죽게 하면 살인죄를 적용하여 엄격하게 처벌해왔다.

오랫동안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피해자라면 가해자가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만으로 가정폭력피해자에게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특히 이 사건의 경우 공개된 A양의 일기장을 보면, 아버지를 불쌍히 여기는 글이 많이 나온다. 폭력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어린 A양이 할 수 있었던 최소한의 방어가 무엇일 수 있을까. 아버지가 더 이상 폭력을 하지 못하도록 손을 묶었으나 이를 풀기위해 발버둥치는 아버지는 A양에게는 아버지가 자신을 죽일 것이라는 인식이 가능한 극도의 공포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벌어진 치사 사건은 당연히 자신을 보호하기위한 정당방위로 인정이 되어야 한다. 이미 지난 3월 서울 고법판결에서는 가정폭력피해자가 가해자를 죽게 한 사건에 대해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인정한 선례가 있고 외국에서는 가정폭력피해자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 관한 감정의견이 받아들여져 피해여성의 행위의 위법성을 조각하는 정당방위를 인정하고 있다.

가정폭력에 시달린 피해자는 그 후유증으로 늘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며 살게 된다. 언제 아버지가 술을 마실지 전전긍긍해 하며 불안에 떠는 A양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가정폭력피해자들이 평소에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떠한 폭력을 당하고 있는지 안다면 아버지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평생을 살아야 할 A양을 어떻게 보호하고 지원할 것인지에 대해 먼저 고민해야 한다.

이제 다가오는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진정한 가정의 평화를 위해 가정폭력은 이 사회에서 반드시 추방해야 할 최우선의 과제이다. 2005년 2월 발표된 여성부의 가정폭력전국실태조사에 의하면 6가구 중의 1가구에 신체적 폭력이 있다고 밝혀졌다. 이는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정부는 가정폭력피해자에 대한 지원의 폭을 넓히고 사회적으로 가정폭력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한 국가차원의 노력이 절실함을 반증하는 것이다.

A양은 검찰로 송치되어 홀로 외로이 절망과 싸움을 벌이고 있고 이 소식을 들은 많은 시민들은 안타까워 하며 법의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여성의전화는 A양이 정당방위로 인정되어 석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정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A양이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불구속 수사하라.

2. 가정폭력피해자인 A양에게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인정하여 정당방위를 적용하라.

3. 가정폭력 피해자인 A양이 겪은 심리적, 정신적, 고통을 치유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치료를 보장하라.

4. 가정폭력피해자인 A양에게 필요한 사회복지적 지원책을 마련하라.

5. 정부는 가정폭력이 사회적 문제임을 직시하고 가정폭력 근절과 예방을 위한 범정부적 대책을 마련


생산자 : 한국여성의전화연합


발행처/출판사 : 서울여성의전화, 서울강서양천여성의전화, 광주여성의전화, 대구여성의전화, 부산여성의전화, 울산여성의전화, 인천여성의전화, 강릉여성의전화, 강화여성의전화, 광명여성의전화, 군산여성의전화, 김포여성의전화, 김해여성의전화, 목표여성의전화, 부천여성의전화, 성남여성의전화, 수원여성의전화, 시흥여성의전화, 안양여성의전화, 영광여성의전화, 익산여성의전화, 전주여성의전화, 진해여성의전화, 창원여성의전화, 천안여성의전화, 청주여성의전화


날짜 : 2005-4-22


파일형식 : [성명서]


유형 : 문서


컬렉션 : 성명서/의견서/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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