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도시와 성평등 [화요논평]


표제 : 2015 도시와 성평등 [화요논평]


주제 : 정책변화 ; 정책제안


기술 :
오래 전 도시라는 단어는 남성의 단어였다. 압축적 성장 속에 끝없이 올라간 수많은 아파트로 대변되는 규모와 확장의 도시개발 속에서 성평등은 아예 고려되지 않거나 끼워팔기 상품처럼 선심 쓰듯 제공되었다. 방 한 칸을 더 늘리기 위해 비상구마저 망설임 없이 막아버리던 시절이었으니, 사회적 소수자들의 통로 따위는 당연히 찾기 어려웠다.

꺼져가는 부동산 신화와 더불어 끝없이 부수고 짓기를 반복할 것 같던 서울의 도시개발도 그 끝이 조금씩 보이는 듯하다. 이제는 낡은 것을 덧대고 묻혀 있던 것을 꺼내는 재생의 시대다. 그 과정에서 이제까지는 속절없이 도심의 변화를 지켜보던 개인의 삶이 도시개발의 기초로 자리 잡는 중이다. 주민은 이제 정책의 소비자나 수혜자가 아니라 도시개발의 기획자로 등장한다. 주민들의 삶은 그 숫자만큼 다양하기 때문에, 주민 주체의 도시개발은 다양성을 전제로 할 수밖에 없다. 기존의 도시개발이 전통적 성역할에 충실하였음을 따져보면 성평등은 앞으로의 도시를 설계하는 데 있어 고려해야 하는 기초적 가치가 될 것이다.

서울시는 몇 년 전부터 ‘도시공간 및 시설 등에 성평등 관점 적용’을 성평등 핵심과제로 선정하여 도시개발에 반영하고 있다. 성평등 핵심과제에 도시 공간 및 시설 설계에 들어간 것은 의미 있는 성과이나, 성평등 관점을 어떤 내용과 방식으로 구현하고 있는지는 잘 들여다봐야 한다.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여성친화도시 및 여성안전마을 사업의 경우, 범죄예방환경설계(CPTED, 셉테드)를 도입하여 CCTV 확대 설치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지만, 여성에 대한 폭력이 주로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난다는 특성을 고려한다면 외부 요인 차단만으로는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내일부터 서울특별시의회 행정사무감사가 시작한다. 서울시 2016년도 예산안 발표자료에 따르면, 도시재생 분야에 전년 대비 50% 증가한 총 4,343억 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한다고 한다. 서울특별시의회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성평등하고 여성친화적인 도시의 내용적 실체와 성과에 대해 면밀히 점검하고 심의해야 한다.

도시와 성평등이라는 두 말을 잇기까지는 지난한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일상에서 내가 사는 마을의 공간들을 젠더 관점으로, 소수자의 눈으로 다시 한 번 살펴보자. ‘성평등한 도시’에 대한 다양한 상상력과 의견들이 모아지길 바란다.

* 참고기사 http://goo.gl/iu1cMO
* 당신과 함께하는 기억의 화요일 ‘#화요논평’ 20151110.


생산자 : 한국여성의전화


날짜 : 2015-11-10


파일형식 : 화요논평


유형 : 문서


컬렉션 : 화요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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