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가정폭력 피해자에 의한 가해자 사망사건. 정당방위로 인정받는 그날을 그리며 [화요논평]


표제 : 2016 가정폭력 피해자에 의한 가해자 사망사건. 정당방위로 인정받는 그날을 그리며 [화요논평]


주제 : 인권지원활동 ; 가정폭력 피해여성 정당방위 지원


기술 : 지난 31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가정폭력 가해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여성이 사면됐다.가정폭력 피해자가 가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행위에 대해 정당방위가 인정된 것이다. 비록 법원의 판결이 아닌 대통령의 사면이지만, 프랑스의 가정폭력 피해자의 정당방위 인정 소식은 부러움과 함께 희망을 안겨준다.

이번 사면의 당사자인 자클린 소바주는 아내학대의 피해자였다. 소바주와 자녀들은 47년의 결혼생활 동안 남편이자 아버지로부터 지속?반복적인 신체적?성적?정서적 학대와 폭력에 시달렸다. 2012년 9월 아들이 스스로 목을 매 숨지기에 이르렀고, 소바주는 자신과 자녀들을 지키기 위해 가해남편을 살해하고 말았다. “아버지가 두려웠다. 그는 우리를 위협했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안심했다”는 그녀의 딸들의 증언은 벗어날 수 없는 폭력의 굴레 속에서 왜 살인에 이르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 왜 정당방위인지를 말해준다.

그러나 프랑스 재판부는 공격 행위에 대한 ‘비례적이고 즉각적인 대응’만 정당방위로 인정하는 법 규정을 근거로 수십 년 동안 반복된 폭력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다 충동적인 살인을 범한 소바주의 행위는 정당방위로 볼 수 없다며 살인죄를 적용했다. 하지만 소바주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40만명이 넘는 시민들과 페미니즘 운동가들은 서명운동과 항의집회 등을 통해 정당방위를 주장하며 소바주의 석방을 요구했다. 그리고 이러한 목소리를 받아들인 대통령의 사면을 통해 소바주는 수감 3년만인 오는 4월, 그녀가 지켜냈던 가족의 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한국에도 수많은 ‘자클린 소바주’가 있다. 2005년 국내 유일의 여성교정시설인 청주여자교도소 수감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남편이나 애인을 살해해 수감 중인 249명 가운데 82.9%가 남성에게 학대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정당방위가 인정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피해자’에서 ‘피고인’이 되어 법 앞에 선 여성들에게 재판부는 폭력에 대한 방어행위를 매우 협소하게 해석하며, ‘적극적’, ‘합리적’ 문제해결을 운운하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시킨다.국가와 사회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남편이나 애인의 상습적인 폭력의 감옥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후의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수많은 여성들의 목소리는 법 앞에서 삭제되어 버리고, ‘살인자’로 규정되어 또 다른 감옥에 갇혀있다.

가정폭력 피해여성이 가해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행위가 정당방위로 인정받는 것, 그것은 정의에 다가가는 일이다.소바주의 정당방위가 인정받고 사면을 이끈 것은 “나는 자클린 소바주입니다”라는 슬로건처럼 가정폭력 피해당사자의 목소리와 함께하며 지지한 수많은 시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20년간 남편의 폭력으로 노예와 같은 삶을 살다 자신과 자녀들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결국 남편을 사망에 이르게 한 가정폭력피해자 조혜정씨(가명)의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조혜정씨가 우리 사회가 아직 정의와 인권이 살아남아 있음을, 또 다른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많은 시민들의 힘이 모아지길 바란다.

* 조혜정씨(가명) 탄원서명 참여하기>> http://me2.do/FFbLqOqW


* 당신과 함께하는 기억의 화요일 ‘화요논평’ 20160202
* 관련기사 : http://me2.do/F87ouwyp


생산자 : 한국여성의전화


날짜 : 2016-2-2


파일형식 : 화요논평


유형 :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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