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여기는 ‘일부 남성’들만의 얘기? 이건 우리 사회 ‘일반’의 문제다 [화요논평]


표제 : 2016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여기는 ‘일부 남성’들만의 얘기? 이건 우리 사회 ‘일반’의 문제다 [화요논평]


주제 : 여성폭력추방운동 ; 성폭력


기술 : 지난 13일, 한 대학에 재학 중인 8명의 남학생들이 지난 1년에 걸쳐 SNS 단체채팅방에서 언어성폭력을 자행했다는 사실이 이를 고발하는 학내 대자보를 통해 알려졌다. 피해자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약 700여쪽에 달하는 채팅내용 입수 자료 원문 대부분이 언어 성폭력으로, 해당 가해자들은 수많은 동기와 선후배에 대해 외모지적을 비롯한 성적 모욕을 일삼았을 뿐만 아니라, 강간을 선동하고 지하철에서 여성의 신체를 무단촬영한 사진을 유포하는 등의 범죄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사실 남성 집단에서 여성을 소재 삼아 자행되는 언어 성폭력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와 비하는 지극히 일반적이며, 하나도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다. 여성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언제 어디서든 누구에게나 성적 대상으로 쉽게 소환된다. 그리고 그것은 소위 ‘음담패설’, ‘농담’ 정도로 ‘너그럽게’ 이해되고, 이에 대해 ‘불쾌’하다고, ‘폭력’이라고 문제를 제기하면 ‘예민’한 개인의 과도한 반응으로 일축시킨다. 공기와도 같아 보이지/보려고 하지 않았던 여성혐오에 기반한 언어 성폭력의 문제. 가부장적 사회에서 우리 모두의 공공연한 공모 속에 자행되는 여성에 대한 혐오와 폭력에서 누구도 자유롭지 않다.

본 사건의 공론화와 정당한 처벌에 힘쓰고 있는 피해자대책위원회는 공론화한 이유를 학내 사회에서 이러한 행동이 잘못됐음을 널리 알리고 모범적인 처벌 선례를 남겨 언어 성폭력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언어성폭력은 특정 집단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닌, 우리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임을 알리고 싶다고 한다.

피해자대책위원회의 입장을 지지하며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본 대학 내 ‘카카오톡방 언어 성폭력 사건’은 특정 학교, 집단,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지극히 일반의 이야기이다. 본 사건을 특정 학교, 집단, 개인의 문제로 축소·은폐시키려는 시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한편, 학교 측에서는 특별대책팀을 꾸려 진상조사 및 엄정 조치, 재발 방지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학교 측에 사건이 알려진 이후에도 피해학생들과 가해학생들이 한 교실에서 기말고사를 보는 등 기본적인 분리조치도 되지 않았고, 피해학생들에 대한 면담조차 없었다 한다. 과연 학교 측이 이번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학교 측은 앞서 밝힌 대로 면밀한 진상조사를 통해 피해학생들의 권리회복에 힘쓰고 가해자 징계를 확실히 하라. 또한 재발 방지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시스템을 마련해 학내 구성원들의 성·인권의식을 높이겠다고 한 것에서 더 나아가, 학내 구성원 일상의 문화를 성찰하고 성평등한 문화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여 강력히 추진하라. 그것이 이번 사건에서 ‘지성의 전당’이라는 학교가 사회에 만연한 성적 불평등과 여성에 대한 폭력의 실상을 인지하고 성차별과 폭력을 방지하는 데 책임을 다할 것임을 보여주는 길이다.

* 당신과 함께하는 기억의 화요일 ‘화요논평’ 20160621
* 관련기사 http://bit.ly/28KXgQ5


생산자 : 한국여성의전화


날짜 : 2016-6-21


파일형식 : 화요논평


유형 :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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