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옷걸이는 왜 낙태 합법화의 상징이 됐나[언론기고]


표제 : 2014 옷걸이는 왜 낙태 합법화의 상징이 됐나[언론기고]


주제 : 미디어운동 ; 컨텐츠생산


: 여성인권영화제 ; 8회영화제


: 문화운동 ; 기타문화


기술 : [2014여성인권영화제 '질주'이야기⑤] 다큐멘터리 <파도 위의 여성들>
여성들은 건강하고 안전하게 살기를 원한다

"내가 미혼인 채 임신한 게 알려지면 날 묶어놓고 때려죽일 거예요. 그냥 목숨을 끊고 싶어요."
"임신 7주차예요. 성폭행을 당했어요. 수치스러워서 경찰서에 가지 않았어요. 가족들이 알면 의절당할 거예요. 유산할 때까지 배를 때려볼까 생각했어요."

여성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살기 위한 권리는 각 여성이 처해있는 사회적 조건, 성적 권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여성의 지위가 낮은 국가, 또 여성들이 단지 성적 대상이나 사회적 재생산의 도구로만 여겨지는 사회일수록 여성의 건강권은 지켜지지 않는다. 정부와 사회 공동체는 여기에 제대로 된 관심과 지원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여성의 건강권이 지금보다 나아지려면 법적 보장이나 약의 구입 가능 여부, 병원에서의 치료 가능성 정도를 따지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여성들이 자신의 몸과 성적 권리를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행사할 수 있으려면 사회경제적 조건도 갖춰져야 한다. 그때 비로소 건강권도 제대로 보장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이를 위해 여성들이 제대로 된 의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조건 중의 하나다.

이런 점에서 영화 <파도 위의 여성들>이 보여주는 이들의 활동은 지금까지 '여성의 결정권'과 '태아의 생명권' 사이의 이분법적 논쟁으로만 집중되면서 낙태 합법화 여부에만 초점이 맞춰져 왔던 구도를 넘어, 여성의 성적 권리와 건강권 문제에 새로운 도전과 영감을 주고 있다.

네덜란드의 배 타고 전 세계 위험에 빠진 여성들을 구하러 가다
여성들은 건강하고 안전하게 살기를 원한다

"내가 미혼인 채 임신한 게 알려지면 날 묶어놓고 때려죽일 거예요. 그냥 목숨을 끊고 싶어요."
"임신 7주차예요. 성폭행을 당했어요. 수치스러워서 경찰서에 가지 않았어요. 가족들이 알면 의절당할 거예요. 유산할 때까지 배를 때려볼까 생각했어요."

여성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살기 위한 권리는 각 여성이 처해있는 사회적 조건, 성적 권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여성의 지위가 낮은 국가, 또 여성들이 단지 성적 대상이나 사회적 재생산의 도구로만 여겨지는 사회일수록 여성의 건강권은 지켜지지 않는다. 정부와 사회 공동체는 여기에 제대로 된 관심과 지원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여성의 건강권이 지금보다 나아지려면 법적 보장이나 약의 구입 가능 여부, 병원에서의 치료 가능성 정도를 따지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여성들이 자신의 몸과 성적 권리를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행사할 수 있으려면 사회경제적 조건도 갖춰져야 한다. 그때 비로소 건강권도 제대로 보장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이를 위해 여성들이 제대로 된 의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조건 중의 하나다.

이런 점에서 영화 <파도 위의 여성들>이 보여주는 이들의 활동은 지금까지 '여성의 결정권'과 '태아의 생명권' 사이의 이분법적 논쟁으로만 집중되면서 낙태 합법화 여부에만 초점이 맞춰져 왔던 구도를 넘어, 여성의 성적 권리와 건강권 문제에 새로운 도전과 영감을 주고 있다.

네덜란드의 배 타고 전 세계 위험에 빠진 여성들을 구하러 가다
그래서 '파도 위의 여성들'은 여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로 했다. 배를 타고 각국을 다니며 여성들이 조기에 비교적 안전하게 낙태약으로 이용할 수 있는 약을 알려주고, 이 약의 복용법과 부작용, 건강과 안전을 위해 필요한 정보들을 최대한 쉽게 만들어 배포하는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또 위기 상황에는 언제든지 실시간으로 상담할 수 있도록 핫라인과 온라인 상담 지원 체계를 갖추어 나갔다. 뿐만 아니라 각국의 연결 단체와 지원을 받은 여성들이 현지에서 직접 다른 여성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과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이들의 홈페이지에서는 약에 대한 정보뿐 아니라 안전한 섹스를 위한 정보에서부터 각국의 여성 건강 지원 단체들과 나라별 낙태 관련 법 현황, 약의 구입 가능 여부, 온라인에서의 가짜 낙태약 판매에 관한 정보까지 다양한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다. 캠페인 자료와 약의 안전한 복용을 위한 자료들은 전 세계의 다양한 언어들과 쉬운 그림으로 제작되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여성의 주체적 힘을 믿는 사회, 옷걸이 대신 정보와 권리를!

낙태 합법화 캠페인 포스터.
▲ 낙태 합법화 캠페인 포스터.
ⓒ 낙태 합법화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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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위의 여성들'이 하고 있는 활동은 여성들이 스스로 안전하게 낙태를 하고 자신의 생명과 몸, 삶에 대해 실질적인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다.

피임이나 낙태가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는 나라에서만이 아니라 낙태 시술에 대한 어느 정도의 합법적 조건들이 마련되어 있는 나라들에서도 여성들이 낙태를 위해 약을 이용하거나 적절한 의료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비싼 시술 비용과 까다로운 절차 등으로 인해 여전히 수많은 제약들에 부딪히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이들의 활동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물론 가장 좋은 상황은 여성들이 굳이 전문가에게 의존하지 않더라도 충분한 자원과 정보, 사회적 권리와 성적 권리들을 통해 스스로 자신의 몸과 삶을 책임질 수 있는 것이다. 또,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사회·경제적 제약 없이 전문적인 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일 테다. 그러나 여전히 그 벽은 높기만 하다. 임신과 출산은 여성들의 삶과 건강에 직결되어 있는 문제일 뿐만 아니라 한 사회에서 살아나갈 새로운 생명을 제대로 책임지고 키우기 위한 중요한 조건이기도 하다.

여성들은 오랜 역사 속에서 그 판단을 반복하고 직접 자신의 몸과 삶을 통해 책임을 져 왔다. 그러나 이 무거운 책임을 함께하는 대신, 여성들을 통제하는 데에만 관심을 기울여온 지구상의 많은 국가들은 여성들의 판단과 책임감을 믿지 않고 그에 합당한 권리를 보장하려 하지 않는다.

'파도 위의 여성들'을 창립한 레베카는 말한다.

"나는 아이가 둘 있어요. 그래서 좋은 부모가 되려면 얼마만큼의 노력이 드는지 알죠. 그런 노력을 들일 수 없거나 들이길 원치 않으면 비참하게 고통을 안게 되요. 내 철학의 토대는 고통을 줄이는 것이에요. 안전한 낙태를 할 권리는 여성의 고통과 동시에 가족과 사회의 고통을 줄여줍니다.

여성들에게 약물 낙태의 자율권이 주어지면 낙태에 반대하는 이들이 심어놓은 법률적 제약의 힘이 약해질 거예요. 그런데 그건 여성 개개인을 신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죠. 우리는 그렇게 될 수 있도록 활동해 왔어요. 여성들은 이런 상황을 통제할 수 있을 거예요."


생산자 : 나영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날짜 : 2014-9-29


파일형식 : 언론기고


유형 : 문서


컬렉션 : 언론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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