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전시


상담원 교육

상담원 교육

 
한국여성의전화는 ‘폭력의 희생자들을 돕고 가정에서 폭력을 추방하는 동시에 사회 전체의 심리적 건강에 기여하고자 하는 상담사업으로 여성운동의 일환(여성의전화 창립취지문)’으로서 1983년부터 여성주의상담을 시작했다. 개소와 동시에 상담원 교육을 실시하였고 1984년부터는 면접상담, 1987년에는 쉼터를 개설하면서 쉼터상담을 시작하였다. 한국여성의전화의 상담과 상담원교육은 기존 상담의 한계를 벗어난 여성주의상담이 한국 사회에서 전개되는 데에 가장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였다. 1983년 1기부터 2017년 49기까지 계속되고 있는 한국여성의전화의 여성폭력 전문 상담원교육은 한국 여성주의상담의 기원이다.
 
한국여성의전화의 상담원 교육은 여성의전화가 창립된 1983년부터 시작되었다. 여성주의상담의 제 1원리인 ‘개인적인 것은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근본 틀 아래 한국 최초로 여성중심상담의 장을 열었다. 1983년 1기로 시작했던 상담원교육은 이후 성폭력 전문 상담원 교육과 가정폭력 전문 상담원 교육으로 나뉘어 2017년 현재까지 각각 20기, 49기까지 진행되어 왔다.
처음 여성의전화에서 진행한 상담원교육은 한국 사회의 여성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인식하고 여성주의 의식향상 훈련, 성폭력 상담의 기초지식과 이론 그리고 기본적인 상담이론에 관한 것이었다. 이 교육을 진행하면서 여성의전화는 여성주의 관점이 상담 현장과 상담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 반영되어야 할 필요를 느낀다.
 

1994년 성폭력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여성주의상담에 대한 수요도 증가한다. 그에 따라 여성의전화는 <여성상담 심포지움><1회 여성상담 전문 워크숍>을 개최하며 본격적인 여성주의 상담가 훈련을 시작했다. 이 때 여성의전화는 여성주의 상담가에 대해 자신의 가치관을 내담자에게 분명히 밝힐 수 있어야 하고 여성운동에 참여하고 자신의 삶을 극대화 하는 의식화된 여성이라고 정의했다.

1990년대 성폭력의 사회문제화와 함께 성폭력, 여성노동 등의 여성문제에 대한 사회의 관심도 증가하였다. 따라서 이를 위한 상담과 상담원교육은 하나의 여성운동으로서 여성의전화를 비롯한 당시 여성단체들의 대표적인 사업이 되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에 주부상담실이나 전화상담소라는 이름으로 여성상담소들이 개소하기 시작했고 여성주의상담원 교육과 해당 교육을 이수한 상담원도 증가하였다.  

2006 지금바로 1366[포스터]

지금바로 1366[포스터]

1994년 성폭력방지법과 1998년 가정폭력방지법이 제정되면서 여성상담이 제도화되었다. 성폭력상담소를 운영하고자 하는 자는 성폭력방지법 제3장 제23조 2항에 의거 자치단체장으로부터 개설 허가를 받아야 하고 법이 정한 기준을 통과해야했다(*박인혜 논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자격과 교육과정의 내용도 기준이 세워졌으며 과정에 여성학 등의 여성주의 과목이 의무화되었다.

1998년 가정폭력방지법이 제정되며 정부는 여성단체에 위탁하는 형태의 ‘1366’ 상담소를 전국 16개 시도에 설치하는 등 법의 제정과 함께 기존에 17개소에 불과했던 여성상담소는 303개소로 증가했다. 이에 발맞춰 여성의전화는 시급히 <여성1366상담원을 위한 상담원 교육>을 준비하였고 1998년 한 해에만 4건의 상담원교육이 진행되기도 하였다.

 

 
2010 여성주의상담의 이론화
 
2010 한국여성주의상담실천연구소 개소식

2010 한국여성주의상담실천연구소 개소식

여성의전화는 여성주의상담전문가양성교육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여성주의상담에 대한 체계를 마련하고 이를 이론화할 필요를 느낀다. 그 결과물인 책 <왜 여성주의 상담인가?(2005)>는 여성주의상담의 역사, 여성주의상담의 원리와 목표, 여성주의상담가 등 여성주의상담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정리한 여성주의상담의 기본서다. 여성주의 상담의 기본 개념을 정리하고 여성주의 상담자의 역할과 여성의전화에서 진행했었던 상담사례를 통해 실제 상담 시 여성주의를 적용할 방안을 모색한 내용들이 담겨있다. 슈퍼비전, 의식향상훈련, 생존자들의 여성주의 집단 소개를 통해 여성폭력피해자들을 상담하는 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내용들을 담아 여성주의상담 진행자들이 더 효율적인 상담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였다. 이를 더 발전시켜 2012년에는 <여성주의상담과 사례 슈퍼비전>을 펴냈다. 이 책은 <왜 여성주의 상담인가>의 실천편으로 여성의전화가 진행한 여성폭력 상담 사례를 여성주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사회구조적 관점에서 설명하며 여성주의상담의 실제 적용법을 발전시킨 내용들이 담겨있다. 한편 이러한 활동들은 2010년 ‘한국여성주의상담실천연구소’의 개소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한국여성주의상담실천연구소’는 여성의전화가 30여 년간 가정폭력, 성폭력 상담소를 운영하면서 한국 최초로 여성주의상담을 표방하고 실천해 온 역사성, 상담 경험과 인적 자원을 기반으로 2010년 개소하였다.

 
인권지원
 
여성의전화는 여성폭력피해자들의 전화상담을 진행하고 필요할 경우 면접상담, 나아가 피해의 정도가 심각하고 도움이 시급할 경우 내담자가 폭력의 피해나 그 이후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법률상담 등의 사건 지원을 해왔다.
가정폭력 피해여성 정당방위 지원

가정폭력 피해여성 정당방위 지원

1. 여성의전화의 최초의 구명운동 – 구타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된 남00씨 사건

1991년 2월, 당시 임신 4개월이었던 남00은 남편에게 폭력(옆구리와 배를 발로 차이고 머리채를 휘어 잡힘)을 당해 장이 파열되고 아이를 사산했다. 10여 년간 남편의 구타에 시달려왔고 결혼해주지 않으면 친정 식구들을 몰살시키겠다는 협박 때문에 결혼한 경우였다. 피해자는 극심한 구타에 못 이겨 가출도 해보았으나 남편이 친정을 협박하는 바람에 꼼짝없이 폭력을 감내하며 살았다. 여성의전화는 피해자의 정당방위를 확신하고 다양한 형태로 구명운동에 나섰다.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출처: 한국여성인권운동사(한국여성의전화,1999) 중에서」

성폭력 피해여성 무고 지원

성폭력 피해여성 무고 지원

성폭력을 다시 쓴다. 객관성. 여성운동. 인권 [단행본]

성폭력을 다시 쓴다 [단행본]

성폭력을 다시 쓴다 부록 ; 여성인권운동사례집 (가정폭력, 성폭력 사건을 중심으로)

부록 ; 여성인권운동사례집

 

2. 이00씨의 정당방위 지원사건

피살자 천씨는 직업이 없고 평소 한 번에 술을 7-8병정도 마시며 결혼 25년 동안 아내와 자녀를 상습적으로 구타했다. 아내 이씨는 날품팔이 일로 가족의 생계를 꾸렸으며 보통 새벽 4시에 나가 저녁 8시가 되어야 귀가해서는 잠자기 전까지 구타를 당하는 게 보통이었다. 천씨는 칼을 감추고 지냈으며 목을 조르거나 불을 지르겠다며 가스 줄을 자른 후 쓰레기나 신문에  불을 붙인 적도 여러 번 있고 다. 이씨는 맞으면 무조건 잘못을 빌었지만 언제나 몸은 부어있고 상처투성이였다. 방화하거나 목을 조를 때 가족들이 옆에서 말리면 더 심하게 때렸다. 실제로 방화가 있었을 때 경찰이 출동하였으나 가정문제라며 별다른 조치도 취하지 않고 되돌아갔다. 

 사건 당일 날도 천씨는 새벽 2시까지 머리채를 잡고 목을 누르며 마구 구타하였고 방화하려했다. 이씨는 그날 밤 여러 차례 맞았는 데다가 남편이 “이제까지는 많이 참았는데 이제부터 시작이다”고 한 말을 듣고 이대로 있다가는 맞아 죽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그날 밤 남편을 살해하였다.

 이 사건에서 재판부는 당시 아내구타 피해자가의 심리상태가 ‘기타 불안스러운 상태아래 공포, 경악, 흥분 또는 당황으로 인한 것으로 보여지지도 아니하므로’ 라는 검사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징역 3년에 집행유예5년의 유죄 판결을 내렸다.

 

 

3. 2013년 폭력 가해 남편 살해혐의로 구속된 정숙현씨 사건

사건 당일(2012년 7월) 남편은 정숙현씨에게 폭언과 구타를 하는 상황에서 제발 그만하라고 애원도 하고 달래도 보았지만 남편의 폭언과 폭력은 계속되었다. 정숙현씨는 도저히 안되겠다고 판단하여 단순히 남편에게 겁을 줄 생각으로 부엌에 있는 칼을 침대아래에 두었다. 

계속되는 폭언 폭행에 그녀는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과 함께 이성을 잃고 남편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말았다. 정숙현씨의 자녀는 여성의전화와의 상담에서 “누가 피해자이고 가해자인지 모르겠다. 엄마가 한 없이 불쌍하다. 내가 세상에 안 태어났어도 좋으니까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엄마가 다른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하였다. 정숙현씨는 살인죄로 1심에서 5년형을 선고받았으며 2심에서 4년형을 선고받았다.